금융위, 산은 '비지배' 인정…원활한 구조조정 기대
  • ▲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 회의를 통해 산은의 (주)STX 비지배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 NewDaily DB
    ▲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 회의를 통해 산은의 (주)STX 비지배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 NewDaily DB


    산업은행이 ㈜STX의 정상화를 위해 출자 전환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산업은행이 ㈜STX를 지배하지 않는 것으로 금융위원회가 인정함에 따른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보름 전인 지난달 19일, STX조선해양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의 비지배를 인정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산업은행이 ㈜STX 주채권은행으로서 출자전환을 통해 이 회사의 지분 30% 이상을 취득해도 실제로는 지배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키로 결정했다. 

산은은 그동안 STX조선과 ㈜STX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출자전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법규가 이 같은 구조조정 작업에 발목을 잡고 나섰다.

기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금융지주회사 소속 은행이 특정 회사 지분을 30% 이상 취득하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자회사가 비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산은이 STX조선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면서 출자전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문제가 생기자 금융위는 지난달 19일 금융지주회사법시행령을 개정하고, '금융기관이 특정 회사의 사업내용을 실제로 지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금융위로부터 인정받은 경우에는 회사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금융위가 이날 산은의 STX조선 비지배까지 인정하면서, 출자전환의 걸림돌은 모두 사라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의 (STX조선에 대한) 경영진 임명권이나 의사결정에서의 지배적 영향력은 제한된다"며 "산은과 STX조선 사이에 인사 교류가 없고, 지분취득도 경영 목적이 아닌 채권 재조정의 일환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2주일이 지난 5일, 금융위가 ㈜STX에 대한 산은의 비지배도 인정한 것이다. 이번 비지배 인정 이유도 같은 취지다.

㈜STX의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산은의 영향력이 제한되고, 지분 취득 목적도 채권 재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대신 산은이 ㈜STX를 지배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하는 기간은 '채권금융기관 협약'이 종결 또는 중단된 이후 2년으로 제한했다. 

㈜STX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승인으로 이달 내 채권의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자본잠식을 해결하면서 상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STX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