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차례 실패했던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거래가 결국 성공했다. 전보다 크게 낮아진 가격이지만 정 회장 부자(父子)는 이번 블록딜로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 주식 502만2170주(13.39%)를 전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했다.

    총 매각 대금은 1조1576억원 수준으로,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전날 현대글로비스의 종가 23만7000원보다 2.7% 낮은 주당 23만500원이다.

    이는 지난 1월12일 처음으로 블록딜을 시도했을 당시보다 20%가량 낮아진 가격이다. 당시 할인율도 7.5~12%로 비교적 큰 편이었기 때문에 정 회장 부자의 매각 의지가 상당히 강했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으로 블록딜이 실패했었다.

    가격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수요 조사 경쟁률은 2대 1 수준으로, 약 2조원대의 대기자금이 몰렸다.

    블록딜이 성사됨에 따라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지면서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일감 몰아주기의 판단 지분율 기준인 30%를 밑돌게 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상장 회사 중 특수관계인(지배주주 및 그 친족)이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가 내부 거래 등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을 경우 이익제공기업과 수혜기업은 물론 특수관계인까지 처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