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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와 일동제약 간 M&A에 대한 분규가 거세다.
일동제약(대표 이정치)은 9일 성명서를 내고 녹십자의 주주제안 반대를 위해 소액주주에게 호소하는 등 적극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은 관련 법령에 따른 권리 행사이므로 일단 녹십자의 제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했지만, 녹십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와 감사의 선임에는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피력했다.
2대 주주인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오는 20일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선임 안건을 표대결로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녹십자는 전 녹십자 대표이사인 허재회씨를 사외이사로, 녹십자셀 사외이사인 김찬섭씨를 감사로 추천하고 있다. 반면 일동제약은 사외이사에 서창록 교수를 감사 후보에 이상윤씨를 각각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의 주주제안 사항에 대해 동의하고 협력할만한 기본적 신뢰가 없다"며 "녹십자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협력과 상생'을 위한 신뢰형성에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되레 그 의도를 회피한 채 모호한 답변만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신뢰 부족을 넘어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자기 자금이 아닌 차입금까지 이용해 일동제약의 주식을 취득한 점을 문제로 들었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총 투자금 739억원 중 차입금은 520억원이다. 일동제약 측은 "경영 참여 선언 뒤 협력을 위한 어떠한 교감이나 협의 없이 기습적으로 간섭하는 행태를 되풀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동제약은 "현재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주된 영업 사이, 전략적 제휴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요소가 없으며 녹십자 또한 이에 대한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녹십자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밀 유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동제약 측은 "일동제약의 영업전략, 개발정보 등 경쟁사의 기밀사항에 마음대로 접근하게 되어, 일동제약의 주된 영업 분야에 진출해 이를 이용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나아가 "녹십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및 감사 후보는 모두 녹십자 출신 인사들로, 과연 그들의 제안이 일동제약 주주 일반의 이익을 위한 제안인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앞으로 이와 같은 반대 이유를 소액주주들을 포함한 모든 주주들에게 분명히 알릴 방침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74년 제약업계에 헌신해온 일동제약이 숭고한 기업이념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