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産銀 제안…인수 시 크루즈선 시장 진입 조선업 불황 속 실제 인수는 미지수
  • 대우조선해양이 STX조선해양 계열사 STX프랑스(생나제르 조선소)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최근 대주주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 크레딧스위스로부터 STX프랑스 지분 66.66% 인수 제안서를 건네받았다.

    STX프랑스는 STX조선의 증손회사로, 손자회사인 STX유럽이 지분 66.66%를 갖고있다. 나머지 지분 33.34%는 프랑스 정부가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STX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STX유럽 계열사인 STX핀란드(투르쿠조선소)와 STX프랑스 매각을 진행해왔다. STX핀란드의 경우 독일 마이어베르프트와 핀란드 정부가 각각 70%, 30%씩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STX프랑스 매각은 일부 프랑스, 이탈리아 업체가 관심을 보인적도 있으나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2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말 마무리를 목표로한 매각작업이 지속 지연되자 산업은행에 공개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등 조속한 매각을 촉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프랑스는 대형 크루즈선 건조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선박시장을 이끌어 온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내부 기자재 조달문제 등으로 크루즈선 수주 실적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대우조선의 경우 STX프랑스를 인수할 시 기존 화물선 및 유조선, 방위산업 등에 이어 대형 크루즈선 시장에까지 진출할수 있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루즈선 건조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나, 핵심인 내장 인테리어의 경우 유럽의 기술이 워낙 뛰어나 현지에서 조달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며 "그러나 내부 기자재를 들여올 시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뒤쳐져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루즈선의 경우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선가도 높은 편이라 유럽에서 직접 건조할 수만 있다면 대우조선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만 한 제안이라는 평가다. 또 오는 29일 취임 예정인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내정자가 STX조선 대표직을 수행하며 STX프랑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도 인수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반면 조선업계가 수년간 불황을 겪고 있고, 대우조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년새 3989억원에서 1387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 상황 등을 들어 인수가 쉽지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으면 새로운 것에 확산을 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핵심역량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한창 호황기이면 모르겠으나 국내 대형조선사들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를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