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업체 "대기업이 영세 골목상권 위협" vs 기사 "업체 횡포 심해... 이번에 정리돼야""검토단계 사업일 뿐", 침묵 지키는 다음카카오 "사실상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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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확정도 되지 않은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놓고 기존업계와 대리기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밥그릇을 뺏길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골목상권 침해를 들어 반발하고 있지만,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대리기사들의 경우 기존 업체들의 횡포를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기는 모습이다.카카오택시로 콜택시 시장에 진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통해 출시 3개월 만에 11만명의 기사 회원 확보는 물론, 300만명 이상의 앱 이용을 끌어내며 시장 진출에 성공을 거둔 바 있는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가 검토중인 대리운전 사업을 두고 '대리운전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대리운전 사업자들과 대리운전기사들의 모임인 '전국대리기사협회'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이날 오전 다음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반대 결의대회를 열 예정인 대리운전연합회 측은 "영세사업자로서 목숨 같이 일궈온 우리 사업영역에 대기업 자본력을 동원한 다음카카오가 무임승차 하려 하고 있다"며 "생존권 수호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대리운전 시장에는 3851개 업체와 9만명의 운전기사가 있으며 연간 매출이 약 2조6000억원에서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일단 다음카카오 진출 전망은 밝다. 업계는 수많은 경쟁사들이 있음에도 다음카카오가 가진 명성과 마케케팅 역량이 있기에 기존 업체들을 제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카카오택시 성공으로 볼 때, 비슷한 서비스 구조를 가진 대리운전 앱의 시장 정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최근 KTB 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 대리'(가칭) 앱 수수료 매출은(수수료율 10%) 월간 147억원, 연간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대리운전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확정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밥그릇을 뺏길 수 있다는 생각에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이다.
'대리운전연합회'는 오는 8월 4일까지 6차례 걸쳐 하루 100여 명이 모여 반대 시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이와 달리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경우 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 등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환영에 나섰다.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에 따르면 대리운전 업체들에 20%의 중계수수료뿐 아니라, 대리운전 요청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업체와 보험사에도 지불해야 할 것들이 많아 수입 구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게다가 대리업체들이 기준 없는 벌금을 부과해 수익을 착취하거나, 배차를 제한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기사들의 처우를 어렵게 하고 있는 등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이 기존 업체들의 부당 관행을 막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기는 했지만, 아직 검토 단계인 사업이라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며 "우리도 시장사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