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앞둔 하나금융이 통합은행의 상호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 NewDaily DB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앞둔 하나금융이 통합은행의 상호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 NewDaily DB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앞둔 하나금융이 통합은행의 상호를 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로 탄생하는 은행의 이름이 고객에게 경쟁사와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후, 새로 탄생할 은행의 명칭으로 가장 유력한 안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는 통합 행명에 ‘외환’ 또는 ‘KEB(Korea Exchange Bank의 약자)’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두 은행의 조기통합에 합의한 바 있다. 은행이 합쳐지더라도 외환은행 구성원들의 자존심과 사기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결과다.

    이 조건을 지킬 수 있는 새 행명으로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가 KEB하나은행이다. 외환은행을 나타내는 단어 KEB를 앞에 배치함으로써 외환은행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BNK부산-경남은행 등 영문 이니셜을 행명 앞에 붙인 사례가 많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두 은행 내부에서 나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경쟁은행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외의’ 이유 때문이다.

    복수의 하나-외환은행 직원들은 “KEB를 빠르게 발음하면 KB처럼 들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직원들은 “말하는 사람의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듣는 사람의 청력이 좋지 않을 경우 ‘KB하나은행’이라고 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노년층 등을 중심으로 ‘KB하나은행이라니, 하나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됐느냐’와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아직 확정된 명칭은 없는 바, 새 행명 선정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이 명칭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확정된 명칭이라고 보긴 어렵다. KB와 KEB가 혼동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심사숙고해서 새 은행의 명칭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22일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여부를 오는 22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예비인가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