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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주도 중인 '성동조선 살리기'에 동참한다. 이 회사는 오는 2016년부터 최장 7년간 성동조선의 영업·구매·생산·기술 활동 등을 지원사격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수출입은행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합 경영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구본익 성동조선 대표이사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수출입은행이 인사·노무·재무 등 성동조선 경영전반의 관리를 맡고, 삼성중공업이 영업·구매·생산·기술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력기간은 4년으로, 향후 상황에 따라 3년 더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당초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 측에 향후 인수를 전제로 성동조선의 위탁경영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분기 해양플랜트 부실로 1조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삼성중공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자, 이 회사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영협력 협약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위탁경영이 이뤄졌다면 삼성중공업 측이 실질적인 재무부담 및 인력분산 등의 짐을 모두 떠안아야했을 수 있다.
이번 협약으로 삼성중공업 측은 자사가 보유한 광범위한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 성동조선의 신규 선박 수주를 발굴·주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또한 성동조선과 함께 수주전선에 나서며 중·대형 선박을 동시 발주하려는 선주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이 대형 선박 건조에 특화된 반면, 성동조선의 경우 중·소형 상선 제작을 전문으로 한다.
또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과의 외주계약을 통해 블록제작 등 일감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건조물량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설비유연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품질 향상 및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술지원에도 적극 나서게 된다. 아울러 구매 선진화 기법 전수 등 구매단가 인하와 효율적인 생산관리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성동조선의 원가경쟁력 향상과 생산성 제고를 도모할 방침이다.
박대영 사장은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성동조선 지원이)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생산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채권은행인 수은 측도 성동조선 지원을 물심양면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타 채권은행들이 성동조선 추가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에서도 이 회사는 지난 5월 단독으로 3000억원을 긴급수혈한 바 있다.
이덕훈 은행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내 있을 (성동조선의) 유동성 부족 부문은 책임지고 지원하겠다"며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수은이) 감내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저가수주의 직격탄을 맞았던 성동조선은 지난 2010년부터 5년째 수은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오고 있다. 2009년만 하더라도 2조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969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영업손실의 경우 1526억원에서 3395억원으로 대폭 확대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