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플랜트발(發) 위기경보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으로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대우조선은 과거 수주했던 해양설비 건조 과정에서 설계변경 및 공정지연 등 문제로 올 2분기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의 일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완공시점 또한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회사에서도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조 단위의 추가 손실충당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2년과 2013년 수주한 '호주 익시스 CPF(해양가스처리설비)'사업과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프로젝트는 사양 변경 및 현지 생산 비용 증가 등으로 공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당시 이 프로젝트들을 각각 27억달러, 30억달러에 수주하며 오는 11월과 2016년 6월까지 선주 측에 인도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익시스 CPF'의 경우 상세설계 등 후속공정에서 일부 사양이 변경되며 작업 물량과 비용이 대폭 증가했고, '에지나 FPSO'는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제작 중인 만큼 각종 생산 비용이 지속 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에도 이 프로젝트들의 지연 문제로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부 프로젝트들의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2분기 실적을 집계 중인 만큼 손실 발생 여부나 규모는 결산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은 이르면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 2011년과 2012년 노르웨이 '송가 오프쇼어'로부터 척당 약 6억 달러에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이 문제가 됐다.
당초 먼저 수주한 2기의 설비는 2014년 하반기까지 인도가 완료돼야 했으나, 지난 6월에서야 겨우 1기 인도된 것이 전부다. 건조기간이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이상이 지연되다 보니 조 단위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
문제는 선주인 '송가 오프쇼어' 측의 체인지오더(설계변경) 요구로 공정이 지연됐음에도 대우조선이 아무런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 선주 측 요청으로 체인지오더가 발생할 경우 선주가 조선사 측에 추가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업계 관례다. 그러나 대우조선 측은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의 건조에 들어간 초과비용을 전혀 환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의 리그선 인도는 거의 1년씩이나 늦어졌으며, 선가도 발주 당시보다 척당 20.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대우조선이 선주 측에 초과 비용을 돌려받겠다는 조정 통보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호주 고르곤 FPSO 프로젝트' 등 각종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총 3800억여원 수준으로 집계, 미리 회계에 반영해둔 상태다.
이 회사는 육상플랜트. 특수선 부문 등에서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지난해 3조2000억원의 창사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적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