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선거 눈앞…이번주 매일 집중교섭
  • ▲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연합뉴스DB
    ▲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연합뉴스DB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적자중인 회사의 보유 주식과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각각 기본급 12만원대 인상과 임금동결을 요구, 수개월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 회사는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2000억원대 손실을 입기도 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이미 임금동결에 합의, 경영정상화에 전 역량을 쏟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주식·부동산 매각 차익으로 임금인상이 충분하다"는 글을 게제했다.

    노조는 "지난해 현대중공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매도가능 금융자산 규모는 총 4조5226억원"이라며 "이 중 현대오일뱅크 주식가치(장부가액)가 2조9547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영업과 무관한 자산이다. 매각가능한 부동산 자산도 5797억 원이나 된다"고 했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처분해 노조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을 팔아서라도 임금을 올려다라는 노조는 전 세계에서 현대중공업이 유일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노조 방식 대로라면 당장 1~2년이야 개개인 임금이 오를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와 같이 침몰할 수 밖에 없는 근시안적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매일 임금협상 집중교섭을 진행키로 했다. 현 노조 집행부 임기 내로 교섭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에서다. 조합원 최종 찬반투표 등 일정을 감안하면 이번주 까지는 잠정합의안이 나와야 한다.

    자칫 기한을 넘겨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 신임 노조위원장 선거는 오는 28일쯤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