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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했다. 최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이미 하루 100만 배럴이 초과 공급되고 있는 원유 시장에 일일 50만 배럴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인 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하락세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22일 리터(ℓ)당 전국 평균 1375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유가는 2015년 50달러대에 거래됐고 올해는 20달러대로 하락했다. 유가 100달러 시대에 ℓ당 2000원에 육박했던 휘발유 가격은 현재 1300원대 이하를 바라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자동차 연료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리터(ℓ)당 2000원을 넘던 고유가 시절에는 한 번 가득 주유할 경우, 10만원 넘기도 했지만 ℓ당 1300원대 진입한 현재 상황에서는 7만원 정도면 휘발유를 가득 넣을 수 있다. 한 달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의 여유가 소비자들에게 생긴다.
그렇다면 휘발유 가격은 얼마까지 얼마까지 낮아질 수 있을까? 현재 ℓ당 1300원대에 들어선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세금으로 사실상 1200원대 진입은 불가능하다. 일부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1200원대 주유소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유통과정에서의 꼼수 일 뿐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정유사들은 원유를 ℓ당 177원에 구매해 '운반-저장-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 경유, 등유, 나프타, 벙커C유 등 각종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며, 휘발유의 경우 약 443원에 시장에 내놓는다.
세금 폭탄으로 국제유가가 10달러, 1달러로 떨어져도 1200원 이하에 휘발유를 판매할 주유소는 사실상 없다. ℓ당 864.88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대리점과 주유소 유통마진을 포함하면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휘발유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