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평균 심사기간 59일…"이종업계 융합 발목"GSMA "통신 규제, 시장 변화 속도 따라잡지 못해"기업 활력 위한 '원샷법' 등 선제적 구조재편 지원 의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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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부 주최,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2차 공청회 현장 ⓒ뉴데일리경제DB
SK텔레콤-CJ헬로비전 M&A와 관련,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여론 눈치보기를 그만하고 조속한 인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SKT가 CJHV M&A 신청서를 제출한 지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입장 표명은 커녕 여전히 애매모호한 자세만을 취하고 있어 케이블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시장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부가 '정도(正道)의 길'을 걷겠단 의지를 고수하 있지만, 이젠 용단을 내려 시장의 혼란을 더 이상 야기시켜선 안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해 12월 1일 CJHV M&A 신청서를 미래부에 제출했다. 이후 미래부는 1,2차 공청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4개월여 가까이 인가 시점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해외 이동통신 관련 M&A 심사 기간보다 SKT-CJHV M&A 심사 기간이 현저히 길어, 이종업계간 융합 글로벌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GSMA는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새 규제 프레임워크(A New Regulatory Framework for the Digital Ecosystem)' 리포트를 발표하고 "통신과 관련된 규제가 시장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디지털 생태계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난 25년 간 이동통신사가 관련된 M&A 심사에 각국 정부가 할애한 기간은 평균 59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 속 우리나라의 경우 SKT-CJHV M&A 심사 기간이 벌써 100일을 넘어섰고,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 기업의 선제적 구조재편을 지원하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M&A 심사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단 지적이다.
존 주스티(John Giusti) GSMA 최고규제책임자(CRO) 역시 본 리포트를 통해 이종업계간 M&A 심사 가속화을 주장하기도 했다.
존 주스티 CRO는 "(통신회사들이) 기술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적절한 인수합병(M&A)으로 혁신에 가속을 붙이는 게 중요한데, 전 세계 이동통신 업계의 M&A는 다른 산업보다 더딘 M&A 심사와 이중심사로 인해 사업이 1년 이상 위축되고 있다"며 "시대에 뒤처진 통신 규제를 개혁해 소비자 보호 및 혁신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는 케이블 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작금의 시장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2014년 우리나라 방송산업 서비스 전체 매출(15조원)은 미국 1위 CATV 사업자 Comcast 1개사 2014년 매출(약 76조원)의 20% 이하 수준이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위주의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는 물론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국내 통신-방송 산업의 종속/잠식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국내미디어 시장을 잠식 중이며,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 및 중국계 자본의 투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SKT-CJHV M&A는 이종업계간 융합을 통해 ICT Player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진화(共進化)' 촉발은 물론, 망 고도화 및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통신·방송 기업 M&A 경우, 총 22건 중 14건이 승인됐고, 4건은 현재 진행 중이며, 일부 4건은 불허됐다. 불허된 것에는 통신-통신, 케이블-케이블간 M&A고, 통신-방송 융합은 전세계에서 모두 승인되는 추세"라며 "M&A 후 유료방송시장 개편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미래부가 중심을 잡아 더이상 시장의 혼란을 야기시켜선 안된단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CJHV M&A와 관련해 반대세력들의 원색적 비난과 발목잡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경쟁사들이 최근 주요 일간지에 M&A 비판광고를 게재함은 물론, 일부 시민단체들도 산업 전체의 공생 및 활성화를 위한 발전적 대안 제시 없이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좌편향 단체인 '방송통신실천행동'이 SKT의 경쟁사 노조와 함께 한 목소리를 내면서 反시장, 反자본주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미래부는 반대여론에 흔들려 인가 심사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긴 보다, 조속한 인가 결단으로 더 이상의 시장 혼란을 야기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