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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판매·수출 부진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현대차에 노조가 다시 한 번 브레이크를 걸 전망이다.
17일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갖는다. 상견례에서 노사는 올해 협상 개최 시기, 일정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사측에 임급협상안과 공동교섭 요구안 등을 제시한 상태다. '귀족노조'란 오명 속에서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무리한 조건을 요구했다.
우선 금속노조가 정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6.0%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4월 국내 판매 5만9465대, 해외 35만3161대로 전년 동월 대비 5.5%나 하락했다. 국내는 무려 5.7%로 감소하며 싼타페를 제외한 전 차종이 마이너스 성장하는 부진을 겪었다.
수출 역시 전년 동월보다 18.9%나 하락한 9만500대에 그쳤다. 그나마 해외 생산만 0.2% 소폭 늘었다.
현대차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기인데, 노조측은 그룹사 공동교섭을 요구하며 노사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17개사 노조 대표들이 금속노조와 연대해 오는 24 공동교섭을 할 것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당시 노조측은 공동교섭 무산 시 오는 27일 서울 양재 본사로 상경해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노조는 정기상여금과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연간 1800시간(주 52시간 이하)으로 실노동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평균 95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글로벌 판매 1위인 토요타(8585만원)보다 높은 수치다.
업무강도를 알 수 있는 차 1대당 제작시간은 2014년 기준 현대차 26.8시간인 반면 토요타는 24.1시간이다. 세계 1위의 회사보다 더 낮은 강도로 일을 시키면서 훨씬 많은 임금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본격적인 임단협에 앞서 강경투쟁부터 외치고 있다. 승진 거부권과 임금협상과 무관한 해고자 원직 복직 요구 등도 요구안에 추가, 회사 고유의 권리인 인사권도 본격적으로 침해하고 나섰다.
재벌을 비판하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총 주식 배당금 중 20% 이상을 사회연대기금에 출연하라는 압박도 하고 있다. 계열사 구조조정과 매각에도 노조가 관여하겠다는 요구도 내비쳤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올해도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투쟁을 벌이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6월 말과 7월 초에 집중적인 집결투쟁을 벌이자며 분위기를 선동하고 있다.
노조 측은 "그룹사 공동투쟁이 성사되면 예전에 없던 강력한 투쟁이 본격화될 것이고 현대차그룹도 버티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각사마다 경영환경이 다르기에 공동교섭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