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마지막까지 성공 낙관할 수 없다"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분위기 전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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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회생 여부를 결정할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상선이 주요 선주들과의 마지막 담판에 돌입했다.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8일 용선료 협상을 위해 최후 담판에 나섰다. 이번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법정관리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상선과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주요 선주사 5곳의 협상대표자와 만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인다. 산업은행에서는 구조조정부문장인 정용석 부행장이 참석하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용선주들이 한국 채권단의 지원 의지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했다"면서 "용선료를 인하해주고 회사가 문제가 생겼을 때 손해가 크기 때문에 내용을 직접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 참석하는 선사들은 현대상선의 해외 용선주 22곳 중 컨테이너선을 빌려주는 5곳(다나오스, 나비오스, CCC, 조디악, EPS)이다. 

이들 선사와의 거래가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날 협상이 전체 용선료 협상의 승부처다. 각 선주사에서는 협상권을 가진 대표급 고위 인사가 나선다. 

◇협상은 단 하루…중간 발표 없을 듯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해외 용선주와의 협상시일은 18일 단 하루로 명시돼 있다. 정부에서 정한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20일)을 고려하면 협상 연장없이 단 하루동안 결과물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앞서 컴퍼트 레터(Comfort Letter)를 통해 용선료 인하가 이뤄질 경우 자율협약 진행과 선박금융 지원 등에 대해 전달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상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이 현대상선을 살릴 의지가 있느냐를 용선주가 확인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용선료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지난 17일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채권자들에 채무 재조정 등 경영 정상화 안건을 부의했다. 오는 24일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이날 협상이 종료되더라도 즉각적인 협상 결과 발표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만남은 최종 서명하고 악수하려고 만난 자리가 아니라 실무적인 협상의 마무리 단계"라면서 "해외 선주대표단이 자국으로 돌아가 최종 조율을 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배수의 진 치고 마지막까지 총력" 

한편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이번 용선료 협상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시한을 이달 중순까지로 못 박고 이를 넘기면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으로서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마지막까지 성공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당장 오늘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협상 면담 후에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진 시일이 쫌 거릴 것 같다. 용선주들도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본사로 넘어가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린 후 답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가지 확실한건 이번 용선료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남은 과제들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며 협상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순수 용선료로 9758억원을 지불했다. 이번 용선료 협상이 잘 마무리 되면 현대상선은 연간 2000억~3000억원을 줄일 수 있다.

당장 이달 말 진행되는 사채권자 채무재조정도 용선료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그 분위기를 타서 잘 해결된다는게 현대상선 측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올해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8043억원 대한 모든 공모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공모사채의 경우 50% 이상 출자전환, 협약채권(금융기관)은 50~60% 출자전환 등을 논의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좋은 조건을 내 걸고 있고 채무조정안 부결 시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채권 회수율은 20% 미만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무재조정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만약 이번 조정안이 부결돼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채권 회수율이 10~20%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채권자들이 마음을 돌이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