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심리 종료, 7일 '결심공판' 관심 집중"부정한 청탁 결정적 증거 없어…무리한 공소 비판 잇따라"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3월9일 1차 준비기일로 시작한 공판은 52번의 정식공판과 3번의 준비기일로 진행됐다. 공판은 오는 7일 결심공판과 이달 말 열리는 1심 선고만 남은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52차 공판이 4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렸다. 두 번째 공방기일로 진행된 이날 공판은 마지막 심리 절차로 삼성의 정유라 단독 승마지원과 제3자 뇌물죄 적용 여부를 놓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비공무원인 최순실에 대한 지원을 제3자 뇌물죄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리다툼이 치열했다.

    특검은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의 '승마협회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지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올림픽을 대비한 비인기종목의 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였다는 삼성의 항변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정유라가 승마선수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아주 어릴때 만난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는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은 2차 독대에서도 '지난번 이야기했던 승마지원이 매우 미흡하다'는 말을 했을 뿐 정유라를 지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떤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맞섰다. 

    제3자 뇌물죄의 적용 여부를 놓고도 첨예한 대립이 벌어졌다. 특검이 '삼성이 비공무원인 최순실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논리를 펼친 것에 대해 변호인단은 '특검이 아무런 근거 없는 꿰맞춘 결론을 앞세우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판은 예상과 달리 저녁 9시께 종료됐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이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결심과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이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결심과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뉴데일리DB


52차 공판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은 마무리됐지만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검이 공소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전제를 앞세워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합리적 의심은 지울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스모킹 건으로 지목된 안종범 수첩, 김영한 업무일지, 청와대 문건이 기대와 달리 간접 및 정황증거로 채택되면서 특검의 어깨는 무거워진 상태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특검의 무리한 공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전직 임원들의 피고인신문이 마무리됨에 따라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삼성 사건 연관자들이 최대 2년6개월의 유죄판결을 받은 것을 감안할 때 특검이 10년 이상을 구형하고,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문 전 장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판결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인정한 것이 아닌 만큼 무죄가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정을 중심으로 재판하자'는 공판중심주의 원칙이 중요시 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증거가 없이 유죄를 선고하기는 힘들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