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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신규 경쟁자 진입 및 경쟁사 간 인수합병(M&A)으로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9월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손해보험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내년부터 본격 영업에 나서는 밑그림을 그리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화재와 협업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 관련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오다 결별했다. 카카오손보 출범을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보험 경력직원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12월 말까지 보험 업무를 담당했던 5년 이상 경력직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을 신속하게 계획 중이며, 인가에 앞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보업계에 신규경쟁자가 진입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도 변화하게 됐다. 카카오손보가 출범하면 국내 손보사는 기존 12개에서 13개로 늘어나게 된다.
올해 1월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하고, 6월 더케이손해보험이 인수합병에 따라 디지털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으로 전환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월 14일 더케이손해보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4월 2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취득한 뒤 하나손보를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출격하면 디지털손보사는 기존 2곳에서 3곳으로 늘어난다.
손보업계는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의 삼중고에 직면한 어려운 경영상황에서 경쟁사가 늘어나고 있어 과열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가 출범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지만, 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산출 역량, 차별화된 전문 인력확보와 선제 리스크 관리, 보험료 산출 역량 등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을 단기간 내에 갖추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손보업계에서는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에 밀리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말 기준 손해보험 시장 원수보험료는 약 21조7000억원으로 자동차보험을 영위하는 12개 손보사 중 상위 4개사가 7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이 공격적으로 매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빅4 손보사가 약 8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대형사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이미지를 갖추고 있는데다 전문 인력 보유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보상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객의 대형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멀티채널의 확보와 운영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