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경 편성 요구…설 연휴 전 10조대 편성 전망도정치적 불확실성 일부 해소…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전망
  • ▲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크레딧 스프레드는 축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3년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553%를 기록했다. 

    이밖에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5bp 오른 2.721%를 기록했으며, 20년물은 연 2.648%로 8.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8.4bp, 6.6bp 상승해 연 2.573%, 연 2.474%를 기록했다.

    내년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인하 결정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던 채권시장은 추경에 따른 장기금리 변동성까지 더해지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정치권의 추경 요구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추경 논의가 이뤄질 때마다 기재부는 늘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탄핵 정국이 시작된 이번에는 입김이 더욱 커진 야당의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민생 지원을 이유로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지난 10일 내년도 본예산안 의결 후 "정부는 내년도 예산 집행이 시작되는 즉시 추경 편성을 위한 준비에 착수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특히 한국은행마저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설 연휴 전, 10조 원대' 규모의 추경이 가능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되고 있다. 

    실제 한은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해야 한다"라며 "대외에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추경 등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장기물 공급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경은 민생 안정이라는 정치적 필요성, 1%대 성장 방어라는 배경하에 10 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고 차기 집권당의 성격에 따라 1회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20년 이상 초장기채 비중 증가 가능성도 있다"라며 "내년 추경은 장기 국채의 공급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 주말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시장의 불안감을 한층 덜어내는 요소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계엄‧탄핵 사태로 확대됐던 크레딧 스프레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라 축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정치적으로 대통령 교체가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이 지속, 이는 채권시장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라며 "이번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기 크레딧 시장 추이를 보면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라며 "이번에도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크레딧 스프레드 또한 축소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 10일 국고채 지표물 교체에 따라 확대된 크레딧 스프레드가 기존 스프레드로 복귀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일 국고채 지표물 변경으로 3년물과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각각 5.5bp, 3.2bp 하락했다"라며 "자산운용사 등이 지표물 변경에 따라 벤치마크 변경을 위해 대규모로 채권을 매수하면서 강세를 띤 반면, 신용채권금리는 하락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신용스프레드가 큰 폭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지표물 변경으로 인한 스프레드 변동성을 고려해봤을 때 대부분 기존 스프레드로 1~2주 사이에 복귀했다"라며 "이번 지표물 변경으로 인한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도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치적 혼란과 북클로징으로 인해 유통시장이 한산해진 가운데 기존 스프레드로 복귀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