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3.3조… 459% 급증영업이익률 30% 기염… 1년 새 현금 2.5조↑현금자산 14조, 시총 16조 '차이 미미'4월 CB 전환 후 정부 지분율 67.1%→71.7%내년부터 업황 불투명… 보유 현금으로 버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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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민영화 작업이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경영정상화를 이뤘지만, 덩달아 몸값도 10조 이상으로 불어나며 매각 성사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고 있다.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매출 11조4066억원, 영업이익 3조2712억원이다. 매출은 2023년 대비 35.8%, 영업이익은 459.4% 각각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28.7%에 이른다.지난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700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인 효과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CFI는 연평균 2506.27을 기록해 2023년1005.79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홍해 항로가 막히는 ‘홍해 사태’가 지속된 데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한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HMM은 해상운임 상승세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선대를 투입, 이익률을 극대화했다.호실적 행진에 따라 HMM의 보유 현금도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HMM의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자산은 14조3422억원이다. 2019년 6578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자산은 2020년 1조1563억원, 2021년 6조4631억원, 2022년 11조9456억원, 2023년 11조7568억원 등 급증했고 지난해에만 2조58534억원 더 늘었다.이대로라면 보유 현금이 시가총액에 다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HMM의 시총은 현재 16조85억원을 기록 중으로, 현금자산과 불과 1조6663억원 차이에 그친다. HMM의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로 1보다 낮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로 시총 또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시총을 기준으로 몸값을 책정할 경우 HMM의 매각가는 10조원으로, 이를 감당할 인수자 찾기도 난항이지만 인수자로서는 이 가격에 HMM을 사더라도 보유 현금을 고려할 때 결코 손해보는 딜이 아니게 돼 정부로서도 딜레마일 것”이라고 말했다.오는 4월 이후 정부의 HMM 보유 지분이 더욱 확대되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4월 72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에 대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대상 주식 수는 1억4400만주, 주당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은 현재 67.1%에서 주식 전환 후 71.7%로 상승하게 된다.HMM은 만기 시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을 고려해 조기상환을 요청할 예정이지만, 산은과 해진공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앞서서도 산은과 해진공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시 배임 문제를 고려해 주식을 전환, 지분율을 늘린 바 있다.HMM이 역대급 배당을 시행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소진, 덩치 줄이기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올해부터 해운업황이 꺾이는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오히려 현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실제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매출은 올해 9조9000억원으로 10조 아래로 떨어지고, 2026년 9조3000억원 규모로 더 축소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올해 1조5000억원, 2026년 1조1000억원 규모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