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까지 실사 진행HMM, LNG선 사업 겸업 안 돼일부 사업부 인수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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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해운 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에 HMM이 선정됐다. HMM은 SK해운의 탱커선과 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HMM이 SK해운 인수에 나선 것은 85%에 달하는 컨테이너 사업 비중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탱커선 등 벌크 사업은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현 소유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SK해운 일부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해 다음 달 중순까지 실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HMM이 LNG선 사업은 겸업할 수 없어 전체 매각은 못 한다.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는 수준에서 거래범위, 가격 등을 놓고 협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기준 SK해운은 원유선 22척, 제품선 1척, LNG선 12척, LPG선 14척, 벌크선 10척, 벙커링선(선박에 LNG를 연료로 공급하는 선박) 7척 등을 운용한다.

    한앤코는 2018년 약 1조5000억원에 SK해운을 인수해 비주력 사업부를 줄이고 낡은 선박을 매각하며 기업가치를 올렸다. SK해운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1조8865억원, 3671억원을 기록했다.

    HMM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해운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장벽이 예고된 가운데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 대비하려면 벌크선 선복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 전용선으로,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주로 실어 나른다. 유조선과 LNG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 등도 넓은 의미의 벌크선 사업에 포함된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상호 보완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해운업 불황기에 효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K해운 인수로 HMM의 몸집이 커져,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HMM은 한진해운 파산 후 유일하게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적 선사다. 산업은행(33.73%)과 해양진흥공사(33.32%)가 대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SK해운을 인수하면 ‘주인 없는 회사’란 이유로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매각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두둑한 현금 자산을 바탕으로 독자 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