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유틸리티, 이달 15% 상승 … 전체 산업지수 중 1위美 관세 정책 영향 미미 …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 지속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기후에너지’ 공약 발표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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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국내 증시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 변동성 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유틸리티 관련 종목들은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 데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 발표에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모습이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유틸리티’ 지수는 오전 9시 50분 기준 전장(594.91)보다 0.82%(4.87포인트) 오른 599.78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7만주, 141억원을 기록 중이다.같은 시간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전산업은 1.98%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한국가스공사(1.06%) ▲SK이터닉스(1.06%) ▲한국전력(0.59%) ▲삼천리(0.44%) ▲지역난방공사(0.38%) ▲대성에너지(0.38%) ▲SGC에너지(0.22%) ▲서울가스(0.20%) 등이 동반 상승세다. 반면 대명에너지는 홀로 1%대 약세를 나타냈다.앞서 ‘KRX 유틸리티’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15% 상승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산업지수 중 가장 많이 오른 수준이며 같은 기간 코스피(2.63%), 코스닥(8.45%) 지수의 수익률도 크게 웃돌았다.이 기간 종목별로는 SK그룹의 신재생 에너지 계열사 SK이터닉스가 42.69%나 급등했으며 ▲대명에너지(35.50%) ▲한전산업(21.57%) ▲한국전력(16.63%)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한국가스공사(6.03%) ▲삼천리(5.45%) ▲지역난방공사(4.94%) ▲SGC에너지(3.84%) ▲서울가스(2.87%) ▲대성에너지(1.03%) 등 전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유틸리티 기업은 전기·가스 등 기초 생활 필수재를 제공한다. 이들은 대내외 경기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만큼 ‘경기방어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특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확대에도 버텨낼 수 있었다.특히 송전·배전 등 전력기기는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돼 관세 정책의 영향이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미미할 전망이다.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여전히 공급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 전력기기 업체들의 높은 가격 협상력을 기반으로 관세 영향 최대한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업체들은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들에 대해 관세 부과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포함했거나 신규 수주 건들에 포함할 예정이며 기존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없던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도 사후적인 가격 협상 가능성이 남아있어 단기적으로는 관세 영향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성종화 LS증권 연구원도 “전력기기는 미국의 국가적 사업인 전력망 확충·현대화 관련 초고압 송전 변압기 쇼티지(호황) 상황에서 중저압 배전변압기 포함 전체 변압기도 미국산 자급률 20%에 불과해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 수요 영향은 국내 생산제품의 미국 수출 비중 높은 업체들도 가격경쟁력 변수에 따른 대체제가 분명히 있는 타업종 제품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훨씬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한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발표한 에너지 관련 공약도 유틸리티주의 강세에 힘을 실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에너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오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해 20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산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또 2040년 완공을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도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해상 망을 구축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로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의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이 후보는 2021년 대선 당시 공약을 제시했던 ‘햇빛·바람 연금’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햇빛·바람 연금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공유하는 제도다. 그는 “이 연금을 전국으로 확대해 주민 소득을 늘리고 소멸 위기 지역을 사람이 돌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시시각각 새롭게 제시되는 정책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유틸리티 섹터는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6월 초중순까지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많으며 정책의 의도와 추진 과정도 중요하겠으나 지속 가능한 투자의 관점에서는 단순한 목표 제시보다 제도 변화 등 실질적인 행동 유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다만, 미 행정부가 각국과 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관세 리스크 완화 국면에서는 유틸리티 업종이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틸리티 업종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경기방어주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면서도 “불확실성 확대로 유틸리티 업종의 방어적 특성이 부각돼 주가 흐름이 양호했듯 5월부터 관세 전쟁 우려가 완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