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부실채권 16.6조 돌파, 카드·저축銀 연체율 10년래 최고치금융당국 긴급 점검 나섰지만 … 누적된 부실에 구조조정 우려
  • ▲ ⓒ챗GPT
    ▲ ⓒ챗GPT
    국내 금융권 전반에 부실 리스크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전 업권에서 부실채권과 연체율이 일제히 악화되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과 정리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미 상당 부분 누적된 부실로 ‘구조적 리스크’ 우려는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은행·보험권 부실 확산 … 부실채권 16.6조, 보험사 연체율 급증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6조6000억원으로, 1분기 새 1조6000억원이 늘었다. 부실채권비율(NPL)도 0.54%에서 0.59%로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부문(0.89%)과 개인사업자 대출 부문(0.60%)에서 연체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1년 전(0.69%) 대비 0.2%포인트, 개인사업자 부문은 0.19%포인트 각각 올랐다.

    보험권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1분기 보험사 전체 대출 연체율은 0.66%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대출채권 비율을 이른다.

    보험사 부실채권비율은 0.91%로 직전 분기 대비 0.27%포인트 급등했다.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0.57%, 기업대출은 1.07%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의 경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 영향이 컸다.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부채 적정성 평가가 강화되면서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부실 부담도 커지고 있다.

    ◇카드·저축은행 부실 경보 …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

    제2금융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6개 주요 카드사(하나·KB국민·우리·신한·현대·삼성카드)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은 1.53%로, 전년 동기(1.34%) 대비 0.19%포인트 올랐다. 하나카드 연체율은 2.15%로 하나카드가 출범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 연체율도 1.61%로 2014년 말(1.62%)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소득 하위계층을 중심으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을 반복하다 연체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면서 카드 대출 부실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저축은행은 사실상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9.00%로 작년 말 대비 0.48%p(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들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 대출 연체 급증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로 직전 분기보다 0.84%p 올랐고, 가계대출은 4.72%로 0.19%p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매·상각 등 적극적인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체여신 증가와 여신규모 감소에 따른 모수효과로 연체율이 작년 말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업권(새마을금고·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에서도 부실 확산 조짐이 뚜렷하다. 전체 연체율은 4.54%로, 전년 대비 1.5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상호금융 조합·금고 3484곳 중 약 34%(1168곳)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연체율 상승 부담이 한층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기반 중소 금융기관들이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실에 노출돼 있다”며 “국내외 경기 상황에 따라 금융권 전반의 부실 확산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