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가계부채 관리 성과 남겼지만조직개편 앞두고 마지막 위원장으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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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환 금융위원장ⓒ뉴데일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년 2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12일 금융위를 떠났다. 별도의 이임식은 생략한 채 직원들에게 짧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으로 금융위원회가 해체 수순에 돌입하면서 그는 사실상 ‘마지막 금융위원장’으로 기억되게 됐다.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직원들과 만나 “조직 해체라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금융위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어느 곳에 가더라도 맡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조직 내 갈등에 대해서는 “싸우지 말고 내부적으로 잘 봉합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차에 오르기 직전 그는 “말하지 못한 것이 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금융위 해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직원들을 끝내 지켜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지난해 취임 당시에도 현안 대응 때문에 취임식을 건너뛰었던 그는 떠나는 자리마저 소박하게 마무리했다.김 위원장은 2023년 7월 취임 이후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활성화를 목표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는 최근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해소를 위해 긴급대책을 이끌기도 했다.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구상 역시 그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에 민간자금을 매칭해 지분투자 방식으로 첨단산업을 지원하자는 철학을 강조해왔다. 그는 “대출보다 정부의 지분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기획재정부 출신이지만 금융정책국 등에서 8년 이상 근무한 김 위원장은 금융위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온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으로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내부에서는 “전문성과 신뢰, 유머 감각까지 갖춘 수장”이라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조직 해체기에 떠난 위원장’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