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여전채 13년 만에 첫 순상환 기조…차환 수요 늘지만 발행 정체회사채도 11년만에 순발행액 '마이너스'로…금리 인하 기대↓·시장 변동성↑ 대규모 공사채 발행도 부담·투심 위축세…여전사, 쉽지 않은 장밋빛 전망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를 보내면서, ‘연초 효과’를 기대했던 채권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26일 기준) 여전채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2조44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순발행액이 4조2304억원에 달했지만 순상환 기조로 전환됐다.  

    1월 기준 발행액이 상환액을 넘어선 건 지난 2013년(순발행액 -3515억원)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연초(1~2월)엔 주요 기관의 자금 집행이 활발해 발행 물량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회사채 시장도 뚜렷한 약세 기류를 보이고 있다. 1월 기준 11년만(2015년 순발행액 -640억원)에 처음으로 순상환 기조에 들어섰다. 이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4조8643억원에 불과하다. 상환 물량을 고려한 순발행액은 -3조166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발행액과 순발행액이 각각 7조4157억원, 6조858억원 줄어든 규모다. 

    연초 여전채, 회사채, 공사채 등 이른바 '크레디트 채권' 발행이 예년과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핵심 변수론 국채 금리가 꼽힌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퇴직연금 자금집행 등 주요 기관들의 채권수요 증가에 발맞춰 크레딧 채권 발행물량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이러한 경향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 국채금리 레벨에서는 발행시기를 이연하는 물량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 기준 2.9% 내외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고채 금리 3년물은 3.097%, 10년물은 3.536%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신용도가 높은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하위 등급인 여전채 금리도 상승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문구를 삭제하면서 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것이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예정된 대규모 공사채 발행도 부담이다. 올해 총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5조7000억원, 순발행량은 109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채권시장 투심 위축세에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는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 자금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환율과 국채금리가 날뛰면서 발행이 어려워졌다"며 "쉽게 발행에 나서지 못하고 상황을 지켜보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카드사들의 자금 경색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공채 발행 부담으로 금리 레벨이 쉽게 내려오기 어려운 데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논의 등 결제·금융 인프라 경쟁 심화로 중장기 사업 환경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