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공공공사 입찰물량 2조1668억원…전년대비 11% 감소"SOC·건설투자 확대" 정부 계획 무색…예산 미집행 가능성도노란봉투법·안전비용 부담까지…"발주 늘어도 수주 쉽지 않아"
  • ▲ 수도권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수도권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병오년 새해가 밝았지만 건설업계엔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기조 속에 중견건설사들의 신규수주도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한 건설 투자를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체감효과는 미미하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27일 조달청에 따르면 이달 공공공사 입찰물량은 49건, 2조16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건, 2724억원(11.2%) 감소했다. 직전월과 비교하면 공사금액 기준으로 34.6% 줄어든 물량이다.

    주요공사로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건설공사(5662억원)와 광양항 묘도수도 직선화사업(1877억원), 광암정수장 고도증설 및 재정비공사(1724억원) 등이 발주됐다.

    발주물량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부가 올해 SOC 예산을 비롯한 건설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만큼 업계 기대치에는 못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건설경기와 직접 연관된 SOC 예산으로 전년대비 1조6000억원(8.2%) 늘어난 21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여기에 공공주택 19만4000가구 공급을 위해 22조8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정부의 건설부문 투자 효과가 아직 체감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파이' 자체는 적지만 중견건설사엔 가뭄의 단비와 같다"며 "아직 1월이긴 하지만 지난해대비 공공부문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 같진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SOC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투자해 건설경기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현 시점에선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배정된 예산은 일단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이 늘었다고 해서 무조건 집행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인건비와 원자재가격이 계속 올라 예산 미집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실제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보면 그해 SOC사업 259건 가운데 111건(42.9%)은 미집행됐다.

    미집행 예산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028억원에 그쳤던 SOC 예산 미집행 규모는 2024년 5496억원으로 5배이상 늘었고 누적 미집행액은 2조518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부진한 공공공사 발주 외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안전비용 증대 등도 건설사 수주활동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업계에선 막상 공공공사 발주가 늘어도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긴 어려운 환경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게 골자다. 해당법안이 시행되면 원청과 하도급업체가 겹겹이 엮여있는 건설현장은 노조 파업과 그에 따른 공기 지연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늘어난 안전비용과 입찰제한 리스크도 건설업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기업의 공공공사 입찰 제한 방안을 추진중이다. 최근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국가계약법 개정안'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2년간 입찰을 제한하는게 핵심이다.

    공공공사 입찰에선 '안전 점수' 비중이 높아졌다. 최근 조달청이 시행에 들어간 '공공주택 공사 집행기준' 개정안은 공공주택 입·낙찰단계에서 중대재해발생업체에 대한 감점을 강화하고 안전관리 우수기업엔 가점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견건설 C사 관계자는 "섣불리 수주현장을 늘렸다가 사고나 공기 지연 이슈가 불거질 경우 후속사업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일단 상반기까지는 적극적인 공공공사 수주보다는 기존 현장의 유지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