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투톱', 분기 최대 실적 … 외형·이익 성장세 지속셀트리온, 고마진 바이오시밀러 안착 … 직판 체제 수익성 회복삼성바이오, 생산 레버리지 극대화 … 글로벌 CDMO 경쟁력 부각기대감보다 현금창출 흐름 보는 시장 … K-바이오 옥석 가리기 심화
  • ▲ 삼성바이오로직스(좌)와 셀트리온. ⓒ각 사
    ▲ 삼성바이오로직스(좌)와 셀트리온. ⓒ각 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또다시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 바이오기업들은 공시 검증 강화와 투자심리 위축 속 자금조달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 매출과 현금창출 능력이 확인된 상위기업으로 자금과 평가가 집중되면서 K-바이오 양극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449억원, 영업이익 32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8419억원에 비해 35.9%,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94억원에서 11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8.1%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를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수익구조 변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출시한 신규 바이오시밀러 5종 판매 확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1분기 신규 제품군 매출은 58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 증가했고, 전체 제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60% 수준까지 올라섰다.

    실제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 1분기 2.09%에서 2025년 1분기 17.7%, 올해 1분기 28.1%까지 상승했다. 2023년 말 합병 이후 직판 전환과 재고 조정 과정에서 흔들렸던 수익성은 고마진 제품 확대와 판매구조 안정화가 맞물리며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도 제품믹스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고마진 신규 제품 비중이 60%까지 확대되면서 제품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기반 성장구조를 다시 증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9995억원에 비해 25.7%, 영업이익은 4302억원에서 34.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업계에서도 이례적인 46.1%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강점은 압도적인 생산 레버리지다. 1~4공장이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해 일부 이연물량이 반영됐고,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회사는 27개 분기 연속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향후 성장동력도 남아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매출 성장 가이던스 15~20%를 유지했다. 여기에는 미국 록빌공장 인수에 따른 매출 기여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록빌공장은 2분기 운영을 거쳐 하반기부터 매출이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록빌공장 매출인식 본격화와 6공장 착공이 중장기 핵심 모멘텀"이라며 "록빌 인수로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신규 수주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흥미로운 점은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흐름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최근 주가가 20만원 안팎에서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역대급 수익성을 기록했지만, 파업과 수주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150만원대 초반까지 밀린 상태다.

    이는 시장이 단순 실적보다 지속성장 가능성과 반복 가능한 현금흐름 유지 여부를 더 까다롭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바이오업종이 기대감만으로 프리미엄을 인정받던 국면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시장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공시 검증 강화, 기술특례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눈높이 변화, 금리 부담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초기 파이프라인 중심 기업들의 자금조달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분위기다. 임상 진입이나 기술이전 계약만으로는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실매출과 현금창출구조를 증명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상업화 확대와 제품믹스 개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생산능력과 대형 고객 기반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반복 가능한 매출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은 분명하다.

    결국 이번 실적 시즌은 K-바이오 전체의 훈풍이라기보다 상위기업 중심 재편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돈을 벌고 다음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금과 평가가 집중되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K-바이오는 기대감만으로도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지만, 지금 시장은 실제 제품을 팔아 이익을 만들고 다음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대급 실적은 성장의 상징인 동시에 양극화 심화의 단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