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메탈·CNI 사정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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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동양사태 우려를 낳고 있는 동부그룹 정상화 행보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동부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는 한달 새 40% 넘개 추락하는 등 위태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5조원대를 육박하는 그룹 차입금 규모가 밝혀지면서 주가는 더욱 탄력을 잃었다.
26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사들의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6조2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등으로 인한 수혈된 일부 금액을 제외하면 약 5조7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차입금은 전체 금융기관에서 융통한 대출이나 자금, 공모와 사모 형태로 발행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포함한 수치다.작년 말 기준, 계열사별 차입금 규모는 동부제철이 2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동부하이텍(6600억) △팜한농(6400억원) △동부메탈(4700억원) △동부CNI(2560억원) △동부대우전자(1750억원) 순이다. 동부건설의 경우 동부익스프레스 등 매각 등으로 6500억원 수준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잔액은 작년 말 1조9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약 1조8000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감소한 상태다. 현재 한신평은 동부그룹 계열사 중 동부제철을 비롯해 동부메탈, 동부CNI 등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구조조정을 둘러싼 오너 일가와 채권단과의 대립 소식도 주가에 악영향을 더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김준기 회장의 아들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의 추가 담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으나 동부 측이 이를 거부하는 상황.
이처럼 불투명한 그룹 향방에 상장 계열사 주가는 한 달 사이 40%나 추락했다. 전일(25일)종가 기준, 6월 한달 간 동부하이텍과 동부화재가 각각 43% 씩 하락했으며 △동부건설(-45%) △동부CNI(-42%) △동부제철(-40%)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밖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추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회생절차) 결정에 따른 계열사의 회사채 투자자 손실도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