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분 72% 선매각 후 순차 FI·우리사주 지분까지 완전매각 예정
세아베스틸, 포특 비대위 요구하던 "5년간 고용승계" 약속
  •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브랜드로 부상했다.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4일 1조1000억원 규모의 포스코특수강 주식매매계약을(SPA) 체결했다. 지난 8월 양사가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M&A(인수합병)을 추진하고, 국내 특수강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약속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먼저 양사는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지분 72%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나머지 28%의 지분은 포스코특수강 직원(우리사주)들과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세아베스틸에 순차적으로 매각 될 예정이다.

    현재 FI는 매각에 동의한 상태이나,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와는 아직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에게 우리사주를 주당 3만6880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시해왔다.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은 지난 2012년 주당 2만8700원에 우리사주를 구입한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는 "2012년 기업공개(IPO) 추진 당시 우리사주 평가금액은 주당 4만1000원이었는데, 직원할인을 통해 30% 할인한 2만87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며 "당초 가격인 4만1000원보다도 턱없이 부족한 3만6880원을 주면서 어떻게 위로금이란 명목을 붙일 수 있는가"라고 말하고 있다.

    포스코가 3만6880원에 우리사주를 매입할 경우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은 1인당 평균 940만원의 차익이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비대위 측은 200만원의 세금을 제외하면 남는 금액은 700만원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포스코 측에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과, 세아 측에 5년 이상 고용승계를 약속할 것을 요구 한 바 있다. 세아베스틸은 비대위 측이 요구해온 5년간 고용보장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장부가치 2200억원 수준의 포스코특수강 베트남 공장은 포스코에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또 양사간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고, 포스코특수강의 안정적인 안착을 지원하고자 포스코는 당분간 포스코특수강 지분의 20%를 보유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포스코특수강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추가적으로 성과를 공유하는 조건도 포함돼 실질 매매 대금이 증가할 가능성도 기대된다"라며 "일정 기간 이후 20%의 지분도 세아에서 전량 매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포스코가 인수금액을 세아 측에 유리하게 설정했고, '일정 기준 이상 수익 개선 시 추가 이익 공유'라는 조건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라고 일각에서는 지적한다.

    이에 세아그룹 관계자는 "금액의 타당성 부분은 자사측에서도 충분하고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면밀하게 이뤄졌고, 특히 체결금액은 포스코 특수강의 기업가치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인수를 통해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닌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라는 세아베스틸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정 기준 이상 수익 개선 시 추가 이익 공유'라는 조건과 관련해 "기업의 수익 목표인 만큼 현 시점에서 '일정 기준'의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이 조건은 인수 후 세아베스틸-포스코특수강 2개사를 일원화 된 경영체제 하에 안정적으로 운영해,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및 시장 안착을 통해 수익 및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겠다는 양사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아그룹의 경우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함에 따라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공구강, 스테인리스(STS) 선재, 봉강 및 무계목강관(이음매가 없는 강관)까지 확대하게 됐다.

    특히 기존 연산 300만t 규모의 사업장을 보유했던 세아베스틸은 100만t 규모의 포스코특수강 창원사업장까지 흡수함으로써, 연산 400만t 수준의 세계 최대 규모 특수강 메이커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양사간 상·하공정 연계로 생산성 향상, 세아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에너지용 무계목 강관사업 확대, 다양한 특수강 제품군의 일괄 공급을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이 기대되는 등 회사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직원의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나아가 국가 철강산업의 효율화를 통한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아그룹이 특수강 부문에서 국내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포스코특수강 임직원의 처우 개선이나 고객 상생경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특히 노사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매각 이후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양사는 5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정리해고는 없다는 것을 명문화할 방침이며, 일각에서 제기한 기업결합 승인 이슈는 양사간 사업 중복 영역이 거의 없고 중복되는 탄소합금강 분야도 포스코특수강의 점유율이 미미해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바 기업결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