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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영업통'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을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경쟁사들과의 수주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가며, 올해 유일하게 수주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우수한 기술력은 물론, 30년 영업 외길을 달려오며 해외선주들과의 두터운 신리와 우정을 쌓아온 고 사장의 존재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과거부터 고 사장, 대우조선해양과 인연을 쌓아온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의 발길도 자연스레 이 회사로 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1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 앙골라 소난골社 프란치스코 레모스 회장이 잇달아 회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국가 정상을 비롯해 세 명의 주요 인사가 같은 날 한 기업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먼저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방한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잠수함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카르타에 엔지니어링 센터를 운영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인도네시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공식 방한한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고재호 사장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2년 대우조선해양은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社로부터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수주해 건조 중이며, 지난 달에는 현지 방산업체로부터 초계함 6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단골손님 소난골의 레모스 회장도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을 내방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은 2000년부터 현재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상선 및 해양플랜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특히 90년대 초반만 해도 미지의 시장이었던 앙골라를 직접 개척한 고 사장에게 레모스 회장은 더욱 각별한 존재다.
레모스 회장은 방문한 김에 고 사장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을 발주하는 계약도 맺었다. 계약 규모는 1억4000만 달러로,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17년까지 선박 건조 및 인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11월에는 영국 에드워드 왕자가 옥포조선소를 방문, 지난 2012년 발주했던 영국 해군 최초의 ‘해외건조 군함’의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또 지난 8일 러시아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역시 생산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노르웨이와 태국 해군으로부터 군함을 수주하며 '글로벌 방위산업 강자'로도 거듭나고 있는데, 이 역시 해외 영업에 잔뼈가 굵은 고 사장의 인맥 영향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 사장은 33년 직장생활 중 30년 가까이를 해외 영업으로 보냈다.
세계 주요 귀빈들의 방문과 관련해 고 사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라며 "오늘 방문을 계기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정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