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입 20년 만에 수출국 대열 합류 기존 강자 獨·佛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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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9급 잠수함ⓒ대우조선
전 세계 해군 당국 및 방산 업체들이 신흥 ‘방산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건조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독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던 이 회사가 어느덧 수출국 대열에 합류, 기존 강자인 독일과 프랑스의 아성을 흔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8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외로부터 총 17척의 잠수함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209급(1200t 규모) 9척, 214급(1800t) 3척, 3000t급 신형잠수함 2척,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 등 종류도 다양하다. 기존 잠수함을 완전 분해한 뒤 내부 장비를 교체하는 창정비 사업까지 포함 시 그 숫자는 37척까지 늘어난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이 여태껏 214급 잠수함 4척을 수주하는데 그친데다, 그 외 조선사들은 실적이 전무한 것을 감안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대우조선의 잠수함 건조 역사는 지난 1987년 대한민국 해군으로부터 209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을 수주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처음부터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잠수함은 연구, 설계, 건조, 인수, 테스트 및 후속함 건조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 10여년의 시간 끝에 실제 전력화가 이뤄진다. 상당한 기술수준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조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이에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성공적인 첫 잠수함 건조를 위해 독일로 건너가 불철주야 기술을 익히는데 매진했다.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이지만 당시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대우조선 잠수합 사업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다. 결국 대우조선은 수차례 한국과 독일을 오가는 등 힘겨운 과정 끝에 국내 첫 209급 잠수함 '장보고함'을 완성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대우조선은 한국 해군으로부터 총 9척의 209급 잠수함을 수주했다. 특히 1번함인 장보고함과 2번함인 이천함의 경우 취역 20주년, 20만 마일 무사고 운항이라는 대 기록을 달성하기도 해 대우조선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이 다시금 조명되기도 했다.
대우조선 잠수함 건조 역사의 화룡점정은 지난 2011년 12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 잠수함을 수출했을 때이다. 당시 대우조선은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400t급 잠수함 3척을 11억 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역대 방산수출 단일계약 사상 최대 규모의 금액이다.
대우조선은 2012년 12월 장보고-III 사업으로 알려진 대한민국 해군의 3000t급 잠수함을 최종 수주하며 크기 면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이 잠수함은 오는 2022년 경 인도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군수함·장수함 등 방산 선박 건조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라며 "노르웨이 해군 사상 최대 규모 군함 수주, 영국 해군에 세계 최초로 군함 수출 등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 가며 기존 강자인 프랑스, 독일 등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잠수함 외에도 각종 호위함 및 훈련함, 군수지원함 등 총 43척의 수상함을 수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