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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에 고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 업체들의 임원진이 경영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연이어 임원 워크숍을 열고 현 상황을 면밀 진단, 향후 대책을 수립하는 동시에 위기극복을 결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회사정상화를 위해서는 경영일선에 서있는 임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실적개선의 견인차가 되도록 솔선수범한다는 자세다.
17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 등 이 회사 임원 200여명은 지난 15일 경주 남산을 등반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최고경영진이 휴가기간 동안 해외 주요현장 등을 돌며 파악한 대외여건 및 회사 경영상황 등을 공유하고, 하반기 흑자전환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자 마련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조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도 1700억여원의 손실을 입은 상태다.
이날 최 회장은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을 이뤄내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영 사장을 비롯한 삼성중공업 임원 100여명은 지난 13일 거제조선소에서 워크숍을 열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영업·설계·생산 등 각 부문별 담당 임원이 해양플랜트 등 주요 프로젝트의 공정을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할 각종 안들을 발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건조과정에서 경험부족 및 공정지연 등으로 올 2분기에만 1조5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입은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지난달 말 긴급 워크숍을 열고 회사 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당시 대우조선 임원들은 사직을 포함한 거취와 처우 등 일체를 정성립 사장에게 일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결의대회가 각 사 임원들에게 단순한 경영쇄신 각오를 넘어, 다소 서늘한 긴장감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의 경우 이달 말까지 임원의 30%를 줄이기로 결정했고, 삼성중공업도 정확한 규모 및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임원 숫자를 감축하기로 예고한 상태다.
회사가 대규모 적자를 누적하기 까지 책임소재가 분명하거나, 경영혁신에 솔선수범하지 못하는 임원의 경우 언제든 살생부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완료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원의 31%를 감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