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차 총파업 예고…노사 ‘루비콘 강’ 건너나오는 27일부터 운송·의료 노동조합과 연대 시사
  •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진행했다. ⓒ금융노조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진행했다.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이 금융권의 낡은 사슬을 끊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예고한 데로 오전 9시부터 총파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의 총력투쟁을 불태웠다.


    이날 파업 현장에는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단상에 올라 대회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박용진, 이학영, 채이배 의원과 한정애, 유은혜, 이용득, 노회찬, 윤소화 등 다수의 국회의원들도 참여해 금융노조의 파업에 힘을 보탰다.

    이날 김문호 위원장은 “오늘은 관치금융 철폐와 해고연봉제 저지를 위해 한 곳에 뭉친 중요한 날이다”며 “이른 새벽부터 제주, 영남, 호남, 충청, 강원 등 먼 곳에서 달려와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운을 땠다.

    김 위원장은 “총파업을 방해하기 위해 기업은행 몇몇 지점에서 퇴근을 못하게 감금 시키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하는 등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며 “겁박에 대한 책임은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어 그는 지난 21일 은행장들을 소집해 파업 관련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근거 없이 비방하고 사용자에 총파업 방해를 지시했다며 임 위원장을 직권남용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성과연봉제만 시행된다면 저성과자를 마음 놓고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1차 파업으로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면 향후 2, 3차 파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며 끈질기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체 조합원과 가족들,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들을 위해 성과연봉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금융 노동자의 눈물, 고통, 분노를 담아 더욱 가열차게 투쟁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진행했다. ⓒ금융노조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진행했다. ⓒ금융노조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도 “정부에 지속적인 교섭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확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멈추지 않고 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금융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관치금융과 해고연봉제를 막아내야 한다”며 “27일부터 시작되는 철도, 지하철, 병원 등의 분야에서도 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그 의미를 깊이 새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렇듯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는 정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 해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짧은 도입기간 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성과 지표가 마련되지 않는 점도 반대하는 이유다.

    금융노조의 이번 총파업은 지난 2000년 7월과 2014년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각각 관치금융 철폐를 앞세웠으며 2000년에는 6만여 명, 2014년에는 3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금융노조 측이 파악한 파업 참가 인원은 7만5234명, 금융당국이 추산한 인원은 1만7000여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