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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최근 만기 출소함에 따라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화재의 자본확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 모두 그간 RBC(지급여력)비율이 보험업계 하위권을 맴돌며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져왔다. 이 전 회장의 비공식 경영 참여에 따른 자금 지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흥국생명·화재의 RBC비율은 각각 171.1%, 161.9%로 나타났다.
순이익 등 실적이 모두 개선됐지만, RBC비율은 MG손보(97.04%)·DB생명(161.5%)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분기 대비 각각 2.8%p, 3.37%p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말에는 각각 172.1%, 161.8%로 생·손보업계 최하위에 랭크됐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 해석할 수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60.9%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이들의 자본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부채 시가평가 부담이 현실화되면 자본적정성 유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양사는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흥국화재 관계자 역시 "자본확충 관련 나온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전 회장의 출소로 향후 자본확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향후 5년간 금융사의 임원이 될 수 없지만,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이 여전해 경영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전 회장은 흥국생명의 지분 56.30%를 보유하고 있으며, 흥국화재의 경우 흥국생명이 59.56%, 태광산업이 19.63%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오너 공백으로 계열사간 각자경영을 이루며 양사 모두 자본확충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며 "이 전 회장의 사실상의 경영 참여를 통해 태광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 등 자본확충 방안이 마련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횡령·배임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수감생활을 해오다 지난 11일 만기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