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지속…새내기株 8개 중 7개, 공모가 하회수요예측·일반청약 성적도 부진…옥석 가리기 장세후발주자 부담 커져…“공모주 투자, 신중히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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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새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대부분이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한 데다 올해 첫 대어(大魚)로 주목받았던 LG CNS마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후발주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8개 기업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평균 –14.74%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상장한 6개 종목(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현대힘스·포스뱅크·이닉스·스튜디오삼익)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이 168.91%에 달한 모습과는 대조된다. 특히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상장 당일 300% 치솟으며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은 현재까지도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7일 기준 글로벌 성인 교육 컨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는 공모가(1만3000원)에서 7200원으로 44.62% 급락했으며 ▲미트박스(-44.42%) ▲아이지넷(–38.71%) ▲와이즈넛(–23.06%) ▲삼양엔씨켐(–5.28%) ▲LG CNS(–7.59%) 등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반면 아스테라시스는 63.04% 상승했고 피아이이는 지난 6일까지 공모가(5000원) 대비 9.4% 내린 4530원에 거래됐지만, 7일 상한가(29.80%)를 기록하면서 17.6% 오른 58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주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는 수요예측·일반청약 단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월~7월까지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모든 기업의 최종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 이상으로 확정됐지만, 올해는 12곳 중 7곳만 희망 범위 상단에서 결정됐다. 미트박스는 희망 밴드 하단에, 데이원컴퍼니·와이즈넛·동국생명과학·오름테라퓨틱은 각각 하단보다 40.91%·29.17%·28.57%·16.7% 낮은 수준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참가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1742대 1이었던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2분기 1611대 1 ▲3분기 1044대 1 ▲4분기 567대 1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384대 1까지 하락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1분기 피크아웃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로, 공모주 투자 심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공모가 하단을 기록하는 기업도 늘고 있으며 이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PO 시장은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사태, 올해 도널드 트럼프 취임에 따른 정책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침체기에 들어섰다. 또한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첫 대어급 공모주인 LG CNS가 흥행하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예상과 달리 하락 마감하면서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앞서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LG CNS는 상장 첫날 공모가(6만1900원)보다 9.85% 내린 5만5800원으로 마감하며 체면을 구겼다. 상장 이튿날인 6일에는 3.41% 반등에 성공했지만, 7일 다시 0.87% 하락해 여전히 공모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상장 채비에 나선 후발주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현재 위너스와 엘케이켐이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며 이달 ▲심플랫폼 ▲더즌 ▲티엑스알로보틱스 ▲대진첨단소재 ▲엠디바이스 ▲서울보증보험 ▲씨케이솔루션 ▲한텍 등이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8개 기업의 일반청약과 6개 기업의 신규 상장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에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첫 대어인 LG CNS의 흥행 여부가 향후 IPO 시장의 향방과 투심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이번 흥행 실패는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중소형 기업뿐만 아니라 상장 채비에 나섰던 다른 대어급 기업들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져 공모주 투자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