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50원대…자재·공사비 상승압력↑전국 평당 분양가 2000만원 돌파…미분양 리스크11월 지방분양 81% 미달…"잔여물량 소진도 더뎌"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자재값 상승 여파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4703만원으로 5000만원에 육박하고 있고, 전국 기준으로도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자재값과 분양가도 더욱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경우 입지나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신축단지는 미분양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에서 신규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단위면적(㎡)당 평균 분양가격은 10월말 기준 605만2000원으로 전월대비 2.47% 상승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5.09% 오른 수치다. 이를 3.3㎡(평)로 환산하면 2000만6000원으로 2000만원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고환율 기조로 인해 분양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열흘째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석유와 유연탄, 철광석 등 필수원자재 수입가격이 뛰어 자재값과 공사비까지 줄줄이 오를 수 있다.

    물론 건설사들은 연단위 계약과 환헤지(환율을 수주계약 시점으로 미리 고정하는 조치)를 통해 갑작스러운 환율변동에 대비하고는 있다. 다만 고환율 지속시 공사비 상승, 수익성 저하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이미 분양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사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수는 지난 9월 기준 131.6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5년 11월 월간 건설시장동향'에서도 지난 9월 중간재건설용(수입) 물가지수는 121.8로 전년동기 117.1대비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용 중간재는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 등이 해당된다.

    고환율로 인한 분양가 상승은 지방 신축 분양단지에 직격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방 분양단지에선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이달 1·2순위청약을 받은 수도권 외 분양단지 11곳중 9곳이 모집인원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9곳 모두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밖 중견건설사들의 분양단지다.

    브랜드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견건설사들이 청약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 해소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9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주택이 6만6762호로 한달전보다 149호(0.2%)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은 2만7248호로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지방에 2만2299호(84.4%)가 집중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입지에 공급가격만 계속 오르면 실수요자 입장에선 굳이 신축 분양에 청약을 넣을 메리트가 사라진다"며 "특히 평택이나 부산 일대 신도시 경우 과잉공급이 심각해 잔여물량 소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통상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면 앞서 분양한 기분양단지로 수요가 몰리는데 요즘 시장은 그렇지만도 않다"며 "대출규제 등으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의지가 꺾이면서 분양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