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소비 감소 속 원유 가격 3년 연속 동결6월 음용유·가공유 물량 구조조정 협상 예정“국내 낙농 시스템 방향성 결정할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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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가 국내 낙농 시스템 전환의 중대 기로에 서있다. 흰우유 소비가 줄고 치즈·단백질 등 수요가 옮겨간 상황에서 여전히 시스템은 흰우유 중심으로 짜여있기 때문이다.유업계는 6월 진행될 음용유·가공유 물량 구조조정 협상이 현재 낙농 상황을 구조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유 가격은 동결됐다. 지난해 원유 생산비가 전년보다 0.4% 감소하면서 협상 개시 조건에 미달했다.이에 따라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1084원, 가공원유 가격은 ℓ당 882원으로 유지된다. 원유 가격 동결은 3년 연속이다.유업계는 우선 가격 부담을 덜었다는 분위기다. 몇 년 사이 흰우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음용유 처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실제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21년 26.6㎏에서 지난해 22.9㎏까지 감소했다. 소비 수요가 줄면서 유업체에서는 남는 흰우유 소비를 위해 탈지 분유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수입산 분유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이다.반면 치즈·아이스크림 등을 포함한 전체 유제품 소비량은 증가하는 등 소비 구조 변화는 빨라지고 있다. 유업체로서는 흰우유 대신 가공유 쪽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태다. 통상 음용유는 흰우유와 멸균유, 컵커피 등을 뜻하며 가공유는 아이스크림, 치즈, 농축유, 연유 등을 지칭한다.문제는 국내 낙농 체계가 여전히 ‘흰우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원유 쿼터 구조는 음용유 88.5%, 가공유 5% 수준으로 짜여 있다. 이미 쿼터량(100%)을 채우지 못해 93.5%가 사실상 유업체가 소화할 수 있는 한계치다.현재 국내 낙농 제도는 원유 용도에 따라 물량을 나눠 운영하는 ‘쿼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본래 낙농가는 과잉 생산을 막고, 유업체는 남는 원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서로간의 발목을 잡는 낡은 시스템이 됐다.유업체들은 낙농가로부터 집유한 원유 상당량을 음용유 시장에서 모두 소화하지 못한 지 오래다. 남는 원유는 전지·탈지분유 등으로 전환 생산하고 있지만 수입 탈지분유 가격의 두 배 이상 높아 사실상 수익성은 낮다.이번 물량 구조조정 협상의 핵심은 음용유 비중을 얼마나 줄이고 가공유 활용도를 얼마나 확대할지다. 유업체들은 흰우유 소비 감소와 단백질·치즈·B2B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원유 배분 체계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반면 생산자 측에서는 음용유 쿼터 축소가 낙농가 수익 안정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한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원유 가격 인상 여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변화한 소비에 맞춰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단순 가격 논의가 아닌 국내 낙농 시스템의 방향성을 정하는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