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성공, 전날 종가 대비 1700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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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최대 걸림돌로 부상한 '주가' 리스크 줄이기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15년 1월 29일까지 2886억원을 들여 자기주식 1200만주(보통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00만주는 삼성중공업 전체 상장주식수(2억387만5386주)의 약 5%에 해당한다. 합병에 반대의사를 밝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의 가능성을 내비친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주식도 5.05%(1164만8388주)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주주가치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5%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한 것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상승을 유도, 자연스럽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무의미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7일 열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임시 주총에서 합병 승인 안건이 가결되긴 했으나, 기권이나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은 오는 11월 17일까지 양사의 주가 흐름을 보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실제 주총서 찬성표를 던진 의결권 있는 주주가 절반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마음은 더욱 다급한 상태다.
양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삼성중공업이 2만7003원, 삼성엔지니어링이 6만5439원이다. 지난 29일 장 마감 기준 양 사의 주가는 각각 2만4050원, 5만7800원이다. 만약 다음달 17일까지 양사의 주가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주주들의 잇단 '주식매수청구'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현대모비스가 오토넷과의 합병을 추진했었으나, 2조8796억원에 달하는 매수청구가액 문제로 이를 포기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6일 서면으로 양사의 합병에 반대의사를 펼쳤던 국민연금이 큰 걸림돌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각각 5.05%(1164만8388주), 5.90%(235만8877주)씩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주식매수청구가 총합이 각각 9500억원과 41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끝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양사는 각각 3684억1033만원과 1725억1775만원씩을 들여 그 지분을 사들여야만 한다.
일단 삼성중공업의 이러한 '주가부양책'은 첫 날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오후 3시40분 현재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2만5750원과 6만1100원이다. 전날 종가 대비 각각 1700원, 3300원씩 오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과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 하지만 일시적 개장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좀 더 주가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업계의 지적도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양사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초일류 종합 EPC(설계,구매, 제작)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3년 약 25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