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올해 판매 예측치 70% 넘게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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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현실(VR) 대중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 모우고 있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이 올해 연말 성수기에 오히려 심각한 판매 부진의 벽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IT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둔 지난달 말 올해 플스 VR의 올해 세계 판매 예상치를 애초 260만여대에서 75만여대로 줄였다.

    IT 기기의 수요가 치솟는 연말 시즌이 계속되는 가운데 판매 예상치를 종전의 약 29% 수준으로 깎는 이례적 조처를 한 것이다.

    슈퍼데이터 측은 이에 대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VR 신작 게임의 라인업이 쪼개져 응집성이 없었고 뜨뜻미지근한 마케팅 노력 때문에 예상치보다 적게 팔리는 현상이 대거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데이터는 또 소니가 '마케팅 엇박자'로 플스 VR의 수요를 북돋을 적기를 놓쳐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출시한 초고화질(4K)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PS4 프로)의 판촉에만 치중하며 고객 관심이 플스 VR에서 떠나는 역효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플스 VR은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PS4 프로 모두에서 쓸 수 있지만, PS4 프로에서는 일부 플스 VR 게임의 화질이 조금 더 좋게 나온다. 이 때문에 애초 플스 VR에 관심이 있던 VR 팬들이 PS4 프로를 먼저 장만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돼 판촉에 혼선이 생겼다는 풀이다.

    IT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소니가 올해 10월 플스 VR을 내놓으면서도 실제로는 VR 기술의 대중성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플스 VR은 종전 PS4에 연결하면 바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 아직 플랫폼(서비스 기반 공간)이 초기 단계인 '오큘러스'나 '바이브' 등 경쟁 VR 기기보다 훨씬 더 고객층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장의 관심을 끌 VR 대작 게임의 개발·출시도 가장 활발해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 '지스타' 때도 VR 대중화 원년을 열 열쇠로 큰 관심을 끌어 왔다.

    슈퍼데이터는 지난달 말 플스 VR의 판매 예측치를 대폭 삭감할 때 삼성 기어 VR·오큘러스·바이브 등 3개 주요 경쟁 기기의 예측치는 기존치를 유지했다.

    삼성 VR 기어의 올해 세계 판매 예상치는 230만대이며 바이브와 오큘러스는 45만대와 36만대다.

    구글의 새 VR 기기인 '데이드림'은 애초 올해 판매치가 45만대였다가 지난달 말에는 26만대로 하향 조정됐다.